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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떡 만들기 (거피팥고물, 아이요리, 색깔떡)

by neweasycook 2026. 5. 27.

명절 때마다 동네 떡집 앞에 줄을 서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 제가 유독 손이 갔던 게 바로 바람떡이었습니다. 반달처럼 도톰하게 접힌 떡 안에 거피팥 고물 소가 들어 있는, 그 단순한 조합이 왜 그렇게 맛있었는지. 요즘은 직접 만들어 먹는 편인데, 아이들과 함께 만드니 그 맛이 배로 좋아졌습니다.

 

바람떡(개피떡)

바람떡, 이름의 유래부터 소 만들기까지

바람떡의 원래 이름은 개피떡입니다. 소를 넣고 반죽을 접을 때 안에 공기가 들어가 불룩하게 부풀어 오른 모양에서 '바람떡'이라는 이름이 생겨났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그 공기가 살짝 빠지는 느낌이, 이름과 딱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 재료로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이 거피팥고물입니다. 여기서 거피팥고물이란 팥의 껍질을 제거하고 쪄서 곱게 으깬 뒤 조미한 것으로, 일반 팥소보다 색이 옅고 고운 질감이 특징입니다. 껍질을 벗겨야 하는 과정이 있어 시간이 걸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저는 그래도 직접 만들어두는 쪽을 권하고 싶습니다. 찜기에 쪄서 살짝 소금 간을 하고 체에 거른 거피팥고물은 소분하여 냉동보관해 두었다가 사용할 수 있습니다. 거피팥고물은 시중에서 파는 팥소를 사용해도 된다는 의견도 있는데, 실제로 써보니 당도 조절이 어렵고 첨가물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성분표를 꼼꼼히 보고 고르셔야 하고, 시중 팥소를 쓴다면 꿀은 별도로 넣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소 배합은 거피팥고물 100g에 땅콩분태 20g, 꿀 20g, 계피가루 1g입니다. 여기서 땅콩분태란 땅콩을 굵게 갈거나 잘게 부순 것을 말하며, 식감을 살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소를 미리 만들어두는 게 이 레시피에서 사실상 가장 중요한 준비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나머지 과정은 아이와 함께해도 충분히 진행이 되거든요.

쌀가루 물주기와 증숙, 치대기의 핵심

바람떡 반죽의 핵심은 쌀가루의 수분 조절입니다. 냉동 보관한 쌀가루를 사용할 경우에는 체에 내려 덩어리를 풀어주는 것이 먼저입니다. 여기서 물 주기란 쌀가루에 물을 조금씩 넣어가며 손으로 비벼 소보로처럼 보슬보슬하게 만드는 과정을 뜻합니다. 쌀가루 상태에 따라 필요한 물의 양이 달라지기 때문에 한꺼번에 붓지 않고, 한 스푼씩 더하며 상태를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제가 직접 해보니 이 단계에서 너무 많이 넣으면 나중에 반죽이 질어져서 손을 많이 타게 되고, 또 너무 적으면 단단해지게 됩니다.

증숙(蒸熟), 즉 찜기에 쪄내는 과정도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증숙이란 수분이 있는 재료를 수증기로 익히는 조리 방식으로, 바람떡처럼 쌀을 기반으로 한 떡에서 핵심이 되는 공정입니다. 찜기에 젖은 면포를 깔고 그 위에 설탕을 뿌려 떡이 달라붙지 않게 해 줍니다. 저는 처음에 갈색 설탕을 썼다가 떡 밑이 누렇게 물들어서 식겁한 경험이 있습니다. 치대고 나니 색이 사라지긴 했지만, 흰 설탕을 쓰는 편이 마음이 편합니다. 물이 끓으면 찜기를 올리고 센 불에서 20분간 쪄냅니다.

찐 직후의 떡을 치대는 과정은 가장 중요하고, 동시에 가장 뜨겁습니다. 면장갑 위에 비닐 장갑을 껴도 뜨거울 수 있어서, 저는 두꺼운 떡장갑이나 면장갑을 두 겹 겹쳐 사용합니다. 매트와 장갑에 기름을 충분히 발라두는 것도 필수입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두꺼운 위생비닐 안에 기름을 바르고 떡을 넣어 비닐째 치대는 방식이 있는데, 손에 달라붙지 않아 훨씬 수월합니다. 단, 너무 얇은 비닐은 중간에 터질 수 있으니 두꺼운 것을 고르셔야 합니다.

색깔떡 만들기, 아이와 함께하는 즐거운 마무리

치댄 반죽을 나눠 색을 입히는 단계부터는 사실상 아이들 몫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가 경험상 이 단계가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았습니다. 치자가루를 넣으면 노란색, 딸기가루를 넣으면 분홍색이 나옵니다. 가루 양에 따라 색의 진하기가 달라지니 원하는 빛깔에 맞게 조금씩 넣어가며 조절하면 됩니다.

색을 입히는 방법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는 점도 재미있습니다.

  • 두 가지 색을 대충 섞으면 마블(대리석) 무늬가 생깁니다.
  • 단계적으로 겹쳐 합치면 그러데이션처럼 자연스럽게 색이 이어집니다.
  • 한 가지 색으로만 만들면 단색의 깔끔한 떡이 완성됩니다.

이렇게 색깔을 다르게 만든 반죽을 적당히 떼어 소를 넣고 반달 모양 틀로 찍어내면 바람떡이 완성됩니다. 토끼나 곰 모양 틀을 사용하면 훨씬 귀엽게 나옵니다. 아이들이 클레이 놀이와 비슷하다며 더 신나게 참여했는데, 직접 빚은 떡을 먹을 때의 성취감이 평소보다 훨씬 크더라고요.

마무리로 참기름과 식용유를 1:1 비율로 섞어 떡 표면에 발라줍니다. 참기름만 단독으로 바르면 떡 색이 노랗게 변하는 경우가 있어, 혼합해서 사용하는 것이 색을 살리는 데 유리합니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안내하는 식품 첨가물 사용 기준에 따르면 치자황색소, 딸기 분말 등 천연색소는 일정 기준 이하에서 안전하게 사용이 가능합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아이와 함께 만드는 음식이다 보니 이런 부분을 미리 확인해 두면 더 안심이 됩니다.

전통 떡 제조에 사용되는 수침(水浸), 즉 쌀을 물에 불리는 과정부터 제분, 증숙까지의 전통 방식은 국가무형문화재 기록에도 일부 정리되어 있으며, 한국의 전통 병과 문화는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지속적으로 자료를 보존하고 있습니다(출처: 국립무형유산원).

바람떡은 손이 조금 가는 음식이지만, 한 번 흐름을 익혀두면 그다음부터는 훨씬 수월해집니다. 거피팥고물을 넉넉하게 만들어 냉동해 두면 여러 번 활용할 수 있고, 아이와 함께하는 주말 요리로도 이만한 게 없습니다. 틀 하나, 천연가루 몇 가지만 준비해도 형형색색의 떡이 완성되니, 한 번쯤 도전해 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pJ46QdAZf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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